2023년 여름, 흐린 날씨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내 마음이 더 흐려져 있었던 걸까.
요즘 따라 유난히 기분이 가라앉았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하고 싶은 게 있어도 집중이 안 됐다. 친구들과 만나면 괜히 피곤하고, 일상은 그저 시간에 쫓기며 흘러가기만 했다.
처음엔 그냥 내가 게으른 건 줄 알았다. 일이 안 풀리는 것도, 감정 기복이 심한 것도, 정리정돈을 못 하는 것도 다 내 탓인 줄 알았다. 그런데 주변에서 종종 듣는 말이 자꾸 머릿속에 남았다.
“야, 너 혹시 ADHD 아니야?”
혹시 나도 ADHD? 아니면 우울증?
처음엔 웃어넘겼지만, 점점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혹시 진짜 내가 ADHD일 수도 있나?’라는 생각에 인터넷을 뒤지며 자가진단 테스트도 해봤다. 그런데 결과는 뜻밖에도
‘ADHD 의심됨’
이상하게 마음이 무거워졌다. ‘내가 진짜 그런 걸까?’, ‘정신과를 가는 게 맞을까?’ 혼란스러운 마음에 며칠을 망설이다가 결국 정신건강의학과에 예약을 잡았다.
병원에 갔을 때, 나는 처음부터 “혹시 제가 ADHD일까요?”라고 묻지 못했다. 대신 요즘 너무 기분이 가라앉고 무기력하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의사 선생님은 조용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이렇게 말했다.
“ADHD일 가능성도 있지만, 지금은 우울 증상이 좀 더 심해 보이네요. 우선 기분을 먼저 끌어올리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그렇게 나는 브린텔릭스라는 약을 처방받았다. 항우울제라고 했다. 약 이름이 낯설었지만, 설명을 듣고 조심스럽게 복용을 시작했다.
브린텔릭스 복용 2주, 놀라운 변화
솔직히 처음엔 큰 기대 안 했다. ‘이런 약이 효과가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약을 먹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일주일도 안 되어 내 기분이 조금씩 밝아졌다. 오랜만에 웃음도 나오고, 갑갑하던 가슴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특히 둘째 주쯤 되니 머릿속이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다. 감정도 덜 흔들리고, 삶이 조금씩 돌아오는 느낌.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하나 남아 있었다.
‘그래도 나는 집중을 못 하고, 산만하며, 일을 끝까지 못 한다… 이건 여전해.’
2주가 지나고 다시 병원에 가자, 선생님은 이제 ADHD 검사를 해보자고 하셨다.
그렇게 나는 CAT 검사(종합주의력검사)를 예약했다.
피가 마르는 기다림, CAT 검사와 ADHD 진단
검사 당일, 나는 긴장된 마음으로 병원에 도착했다. CAT 검사는 컴퓨터를 활용해 집중력, 반응 속도, 작업 기억력 등을 측정하는 테스트였다.
약 1시간 가까이 집중해서 테스트를 마친 뒤, 결과는 일주일 후에 나온다고 했다.
그 일주일은 정말이지, 피가 마르는 시간이었다. 괜히 나 자신을 계속 돌아보게 되고, 인터넷을 뒤져가며 ADHD 관련 정보를 탐독했다.
그리고 마침내 결과를 들으러 병원을 다시 찾았다.
“작업 기억력은 높은 편인데, 반응 속도가 느리고 인지 능력에서 조금 부족한 부분이 보여요. 이건 ADHD에서 흔히 나타나는 패턴입니다.”
선생님은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
“ADHD로 보입니다. 이제 약물 치료를 시작해볼까요?”
그렇게 나는 내 인생 처음으로 성인 ADHD 진단을 받았다.
콘서타 18mg, 첫 복용의 기억
의사 선생님은 콘서타 18mg이라는 약을 처방해주셨다.
“병원 나가자마자 밥 드시고, 바로 복용하세요.”
나는 병원을 나와 근처 식당에 들렀다. 평소보다 조용한 점심을 먹고, 가방 속에 있던 하얀 약을 꺼내 입에 넣었다.
그 순간, 내 인생이 조금 바뀔 수 있겠다는 희망이 스쳤다.
약을 먹고 나서 2~3시간 후, 머릿속이 신기하게 맑아졌다.
‘뭐지, 이 선명한 느낌은?’
집중이 조금 더 잘 되고, 일을 하다가 다른 생각으로 튀는 일이 줄어들었다. 물론 하루 복용으로 인생이 완전히 바뀌는 건 아니지만, 그 시작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우울증과 ADHD,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다
이제 나는 두 가지 약을 복용 중이다.
기분을 안정시키는 브린텔릭스, 집중력을 보완해주는 콘서타.
약을 복용하면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감정의 변화, 집중 상태, 하루의 기분. 그 기록들은 내 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주었고, 지금은 내가 나를 이해하고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가족에게는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처음엔 “정신과를 왜 가?”라는 반응이었지만,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지금은 얼마나 나아졌는지를 보여주니 점점 응원해주셨다. 친구들도 “이해된다”고 말해줬고, 오히려 나와의 관계가 더 편해졌다.
마지막으로, 같은 고민을 하는 당신에게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여전히 치료 중이고, 완벽한 삶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나는 내 문제를 알게 되었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혹시 당신도 “나는 왜 이렇게 산만하지?”, “왜 일을 끝까지 못하지?”, “기분이 계속 가라앉아”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길 바란다.
진단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생각보다 훨씬 큰 안도감과 함께 찾아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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